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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 ETF의 진짜 장점과 착시 시리즈 4편 — 순수형과 섞으면 더 벌까

2026-08-04

커버드콜 ETF의 진짜 장점과 착시 시리즈 — 1편: 캡비용과 역전조건 · 2편: 하락장 방어와 착시들 · 3편: 20개 페어 성적표 · 4편(현재 글)

3편이 남긴 질문 — 미리 알 수 없다면?

3편에서 20개 페어를 확인한 결론은 "커버드콜이 유리한지 불리한지는 그 기간 기초지수가 어떻게 움직였는지에 달려 있고, 그건 미리 알 수 없다"였습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나옵니다. 어느 쪽이 이길지 모른다면, 둘을 같이 들고 가면 되지 않을까요?

이 발상에는 흔히 두 가지 근거가 따라붙습니다. 하나는 커버드콜이 가격의 흔들림을 줄여주므로 섞으면 복리 수익이 덜 깎인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성격이 다른 둘을 정기적으로 비중 조절(리밸런싱)하면 추가 수익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둘 다 이론적으로는 존재하는 효과입니다. 그런데 실제 국내 상장 ETF 데이터로 확인해보면 두 근거 모두 생각만큼 작동하지 않았고, 혼합이 두 상품을 모두 앞선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 글은 그 확인 과정과, 그럼에도 혼합에 의미가 남는 이유를 정리한 것입니다.

비교 대상과 방법

3편과 같은 기준으로 페어를 골랐습니다. 같은 운용사가 완전히 동일한 기초지수를 대상으로 내놓은 순수형과 커버드콜형만 짝지었습니다. 기초지수가 다르면 옵션 구조의 차이가 아니라 기초자산의 차이가 결과에 섞이기 때문입니다.

구분순수형커버드콜형공통 구간
미국 AI 밸류체인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usRISE 미국AI밸류체인데일리고정커버드콜2024-10-02 ~ 2026-07-31 (445거래일, 약 1.8년)
코스피200KODEX 200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2024-12-03 ~ 2026-07-31 (403거래일, 약 1.6년)

공통 구간은 두 상품이 모두 상장되어 있는 기간입니다. 커버드콜형이 나중에 상장됐기 때문에 그 상장일이 시작점이 됩니다. 모든 수익률은 분배금을 포함한 총수익 기준이며, 배당픽이 매일 갱신하는 종가로 계산했습니다. 분배금은 기준일에 재투자한 것으로 처리했습니다.

먼저, 이 글에서 쓰는 지표를 정리합니다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사용할 지표를 짚고 갑니다. 각각 무엇을 재려는 것인지 알아야 결과 해석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1) 순수형 대비 상승참여율 — 캡비용이 얼마나 컸나

커버드콜형이 순수형의 상승을 몇 퍼센트나 따라갔는지를 재는 값입니다. 순수형이 오른 날만 따로 모아 그날들의 수익률을 각각 더한 뒤, 커버드콜형의 합을 순수형의 합으로 나눕니다.

순수형이 오른 날을 전부 합쳐 100만큼 올랐는데 커버드콜형은 91.5만큼 올랐다면 상승참여율은 91.5%이고, 나머지 8.5%는 옵션을 팔았기 때문에 못 가져간 상승분이라는 뜻입니다. 1편에서 다룬 캡비용을 숫자 하나로 요약한 값이라고 보면 됩니다. 100%에 가까울수록 상승을 그대로 따라갔다는 의미입니다.

2) 순수형 대비 하락참여율 — 프리미엄이 얼마나 받쳐줬나

같은 방식으로 순수형이 내린 날만 모아 계산합니다. 이 값이 100%보다 낮으면 순수형보다 덜 빠졌다는 뜻이고, 낮을수록 방어가 잘 됐다는 의미입니다. 커버드콜형은 옵션을 팔아 받은 프리미엄이 조금씩 쌓이므로 하락분을 일부 상쇄합니다.

다만 이 값은 하락한 날 전체를 합산한 평균적인 성질입니다. 특정 급락 구간에서도 반드시 덜 빠진다는 보장은 아니며, 뒤에서 실제로 그렇지 않았던 사례가 나옵니다.

3) 변동성 — 얼마나 흔들렸나

하루하루의 수익률이 평균에서 얼마나 벗어나는지를 재는 값입니다. 일간 수익률의 표준편차에 √252(연간 거래일 수의 제곱근)를 곱해 연 단위로 환산했습니다. 값이 클수록 수익률이 위아래로 크게 출렁였다는 뜻입니다.

4) 단순평균 수익률과 연평균 복리수익률 — 왜 두 개가 다른가

이 글에는 수익률이 두 종류로 나옵니다. 이름이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값이므로 구분이 필요합니다.

둘이 왜 다른지는 간단한 예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품이 첫해 -50%, 이듬해 +50%였다고 해봅니다. 단순평균은 0%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원금이 0.5배가 됐다가 그것의 1.5배가 되므로 0.75배, 즉 2년 만에 -25%입니다.

이렇게 흔들림 자체가 복리 수익을 깎아먹습니다. 깎이는 몫을 이 글에서는 변동성에 깎이는 몫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영어권에서 volatility drag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깎이는 양은 근사적으로 변동성의 제곱을 2로 나눈 값입니다. 변동성이 34.50%라면 제곱해서 2로 나눈 약 5.95%p만큼이 매년 깎여나갑니다. 변동성이 클수록 손해가 제곱으로 커진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커버드콜이 상승분을 일부 포기하면서도 복리로는 이길 수 있다는 주장은 바로 이 대목에 기대고 있습니다.

5) 복리수익 차이 중 변동성 감소가 설명하는 몫

커버드콜형의 복리 수익이 순수형보다 높을 때, 그 차이는 두 갈래로 나뉩니다.

전체 차이 중 두 번째가 차지하는 비율을 이 글에서는 "변동성 감소가 설명하는 몫"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같은 "커버드콜형 우위"라도 이 비율이 크게 다를 수 있고, 실제로 두 페어에서 정반대로 나왔습니다.

첫 번째 페어 — 미국 AI 밸류체인

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us와 RISE 미국AI밸류체인데일리고정커버드콜입니다. 커버드콜형은 매일 기초자산 명목금액의 10%에 해당하는 콜옵션을 파는 데일리 고정형입니다.

RISE 미국AI밸류체인데일리고정커버드콜해당 일수
순수형 대비 상승참여율97.6%순수형이 오른 247일
순수형 대비 하락참여율83.4%순수형이 내린 194일

상승은 거의 다 따라가면서 하락은 17%가량 덜 맞았습니다. 명목금액의 10%만 옵션을 팔기 때문에 상승을 막는 정도가 약하고, 프리미엄은 매일 쌓이는 구조에서 나온 결과로 보입니다.

구분단순평균 수익률변동성변동성에 깎이는 몫연평균 복리수익률
RISE 미국AI밸류체인TOP3Plus49.88%34.50%5.95%p55.15%
RISE 미국AI밸류체인데일리고정커버드콜72.85%33.39%5.57%p95.86%

여기서 예상과 다른 점이 나옵니다. 변동성이 거의 줄지 않았습니다. 34.50%에서 33.39%로 1.1%p 낮아졌을 뿐이고, 그 결과 변동성에 깎이는 몫의 차이도 0.38%p에 그쳤습니다.

즉 이 페어에서 커버드콜형이 앞선 이유는 "흔들림을 줄여서"가 아닙니다. 단순평균 수익률 자체가 49.88%와 72.85%로 22.97%p나 벌어져 있습니다. 이 기간 받은 옵션 프리미엄이 포기한 상승분보다 훨씬 컸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페어 — 코스피200

KODEX 200과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입니다. 커버드콜형은 매주 행사가를 다시 잡는 위클리 재설정형입니다.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해당 일수
순수형 대비 상승참여율91.5%순수형이 오른 252일
순수형 대비 하락참여율86.1%순수형이 내린 150일

미국 AI 페어보다 상승참여율이 6.1%p 낮고 하락참여율은 2.7%p 높습니다. 상승은 덜 따라가고 방어도 덜 됐다는 뜻으로, 비대칭이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구분단순평균 수익률변동성변동성에 깎이는 몫연평균 복리수익률
KODEX 20089.13%46.85%10.97%p118.56%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91.65%43.40%9.42%p127.41%

이 페어는 구조가 완전히 다릅니다. 단순평균 수익률은 89.13%와 91.65%로 거의 같습니다. 프리미엄과 포기한 상승분이 거의 비겼다는 뜻입니다. 대신 변동성이 46.85%에서 43.40%로 3.45%p 낮아졌고, 그 덕에 변동성에 깎이는 몫이 10.97%p에서 9.42%p로 1.55%p 줄었습니다.

참고로 이 구간 코스피200은 극단적으로 가팔랐습니다. KODEX 200 종가가 2024년 12월 3일 32,205원에서 2026년 6월 30일 138,301원까지 19개월 만에 4.3배가 됐습니다. 3편에서 매월 행사가가 고정되는 상품이 순수형에 95%p까지 뒤졌던 바로 그 국면입니다. 그런 구간에서도 위클리 재설정형이 상승참여율 91.5%를 지켜낸 점은 재설정 주기의 차이를 다시 보여줍니다.

같은 결과, 다른 이유

두 페어 모두 커버드콜형이 앞섰지만 이긴 방식이 정반대입니다. 차이가 어디서 왔는지 나눠보면 분명해집니다.

다만 이 분해는 앞서 본 연평균 복리수익률(CAGR) 대신 그것의 로그값, 즉 연속복리 수익률로 계산해야 깔끔하게 떨어집니다. 두 값은 CAGR = e^(연속복리 수익률) − 1의 관계로 서로 대응하며, 예를 들어 연속복리 43.92%가 CAGR 55.15%입니다. 표시 방식만 다를 뿐 같은 성과입니다.

로그값을 쓰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원금이 몇 배가 됐는지는 매일의 수익률을 곱해서 나오는 값입니다. 그런데 곱셈으로 쌓인 결과는 뺄셈으로 나눌 수 없습니다. 3배 = 2배 × 1.5배일 때 "3배 중 2배가 차지하는 몫"을 빼기로 구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로그를 씌우면 곱셈이 덧셈으로 바뀌어(ln3 = ln2 + ln1.5) 각 요인의 몫을 뺄셈으로 정확히 가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대목만 로그값으로 계산했습니다.

구분미국 AI 밸류체인코스피200
순수형 대비 상승참여율97.6%91.5%
순수형 대비 하락참여율83.4%86.1%
변동성 감소폭1.1%p3.45%p
단순평균 수익률 차이 (①)+22.97%p+2.52%p
변동성에 깎이는 몫의 감소 (②)+0.38%p+1.55%p
연속복리 수익률 차이 (①+②)+23.30%p+3.97%p
변동성 감소가 설명하는 몫 (②÷합계)약 1.6%약 39%

미국 AI 페어는 차이의 98% 이상이 프리미엄에서 왔습니다. 변동성 감소가 기여한 몫은 1.6%에 불과합니다. 반대로 코스피200 페어는 프리미엄이 캡비용과 거의 비긴 상태에서 차이의 약 39%가 흔들림이 줄어든 덕분이었습니다. 이 페어에서는 변동성 손실 논리가 실제로 작동한 것입니다.

흔히 커버드콜을 설명할 때 "변동성을 낮춰준다"고 한 문장으로 묶지만, 실제로는 상품에 따라 그 효과가 거의 없을 수도 있습니다. 데일리 고정형처럼 명목금액의 일부만 옵션을 파는 구조는 변동성을 크게 낮추지 않으며, 이 경우 성패는 온전히 프리미엄 수준에 달리게 됩니다.

덧붙여 두 표의 숫자 크기를 비교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코스피200 페어의 수익률이 훨씬 높아 보이지만 확인 구간과 기초지수가 다르므로 두 페어 사이의 우열을 뜻하지 않습니다. 각 페어 안에서 순수형과 커버드콜형을 비교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입니다.

그래서 섞으면 더 벌었을까

본론입니다. 두 상품을 여러 비중으로 나눠 들었을 때의 연평균 복리수익률을 계산했습니다. 앞의 표에 나온 값과 같은 기준이므로 그대로 이어서 보시면 됩니다.

미국 AI 밸류체인 페어

순수형 비중리밸런싱 없음월 1회분기 1회
0% (커버드콜형만)95.86%95.86%95.86%
30%84.37%82.73%82.89%
50%76.40%74.43%74.61%
70%68.15%66.47%66.62%
100% (순수형만)55.15%55.15%55.15%

코스피200 페어

순수형 비중리밸런싱 없음월 1회분기 1회
0% (커버드콜형만)127.41%127.41%127.41%
30%124.78%124.79%124.76%
50%123.02%123.02%122.99%
70%121.24%121.24%121.22%
100% (순수형만)118.56%118.56%118.56%

두 페어 모두 결과가 같습니다. 수익률이 비중에 따라 한 방향으로만 움직였고, 혼합이 두 상품을 모두 앞선 지점은 없었습니다. 혼합은 언제나 두 값 사이에 있었습니다. 이 구간에서 사후적으로 가장 좋았던 선택은 커버드콜형 100%였습니다.

리밸런싱 보너스는 왜 작동하지 않았나

성격이 다른 두 자산을 정기적으로 원래 비중으로 되돌리면 오른 쪽을 팔고 내린 쪽을 사게 되어 추가 수익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효과이고 크기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비중을 w와 1−w로 나눠 들 때 리밸런싱으로 얻는 연간 추가 수익은 근사적으로 w(1−w)/2 × (두 상품 수익률 차이의 분산)입니다. 절반씩 나눠 들면 앞의 계수는 0.125가 됩니다. 뒤의 항이 핵심인데, 두 상품이 서로 다르게 움직일수록 커지는 값입니다.

구분두 상품의 상관계수수익률 차이의 분산(연환산)이론적 리밸런싱 보너스(절반씩)
미국 AI 밸류체인0.9380.01446연 0.18%p
코스피2000.9840.00766연 0.10%p

상관계수는 두 상품이 얼마나 같이 움직이는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1에 가까울수록 똑같이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두 페어 모두 0.94와 0.98로 매우 높습니다. 같은 기초지수를 추종하니 당연한 결과이고, 그래서 수익률 차이의 분산이 작아 보너스도 작습니다. 계산해보면 연 0.1~0.2%p 수준입니다. 애초에 서로 다르게 움직여야 생기는 이익인데, 이 페어들은 거의 같이 움직입니다.

더구나 실제로는 이 작은 이익조차 남지 않았습니다. 미국 AI 페어에서 절반씩 나눠 든 경우 리밸런싱을 하지 않으면 76.40%, 월 1회 하면 74.43%로 오히려 약 2%p 낮았습니다. 한쪽이 계속 앞서가는 국면에서는 리밸런싱이 "이기고 있는 쪽을 반복해서 파는" 행동이 되기 때문입니다. 코스피200 페어에서는 두 상품이 워낙 비슷하게 움직여 리밸런싱 유무에 사실상 차이가 없었습니다(123.02% 대 123.02%).

정리하면 같은 기초지수의 순수형과 커버드콜형을 섞는 경우, 리밸런싱 보너스는 기대할 만한 크기가 아닙니다. 이 효과를 노린다면 애초에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을 골라야 합니다.

그렇다면 혼합은 왜 하나

여기까지만 보면 혼합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두 근거가 다 무너졌고, 사후적으로는 커버드콜형 하나만 들고 있는 편이 나았습니다.

그런데 "사후적으로"라는 말이 전부입니다. 이 결과는 2026년 7월까지의 데이터를 다 보고 나서 알게 된 것입니다. 2024년 10월에 이 사실을 알 수 있었을까요? 3편에서 확인한 20개 페어에서는 구간에 따라 우열이 뒤바뀐 사례가 있었고, 코스피200에서도 매월 고정형은 순수형에 크게 뒤진 반면 위클리 재설정형은 앞섰습니다. 같은 기초지수 안에서도 구조에 따라 결과가 갈렸습니다.

이번 두 페어에서도 뒤집힘의 조짐은 있습니다. 구간을 나눠보면 이렇습니다.

구간미국 AI 밸류체인코스피200
순수형커버드콜형순수형커버드콜형
2024년 10~12월
(코스피200은 12월만)
26.5%32.5%-3.4%-2.9%
2025년 상반기6.6%24.1%34.3%41.2%
2025년 하반기30.9%45.1%47.9%49.3%
2026년 상반기43.9%57.5%130.1%131.4%
2026년 7월-14.7%-13.1%-21.2%-21.7%

각 칸은 그 구간 동안의 누적 수익률입니다. 미국 AI 페어는 다섯 구간 모두 커버드콜형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코스피200 페어는 2026년 7월 급락 구간에서 순수형이 앞섰습니다. 하락참여율이 86.1%로 평균적으로는 덜 빠지는 성질이었는데도, 정작 한 달 만에 20% 넘게 빠지는 국면에서는 더 많이 빠진 것입니다. 분배금을 빼고 주가만 보면 -21.3% 대 -22.8%로 격차가 더 벌어집니다.

원인은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3편에서도 언급했듯 위클리 재설정형은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낮아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의 괴리가 크게 움직일 수 있고, 배당픽의 수익률은 종가 기준이라 그 변동이 결과에 섞여 들어갑니다. 옵션 구조 때문인지 가격 괴리 때문인지는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중요한 건 원인이 무엇이든 "평균적으로 덜 빠진다"가 "필요한 순간에 덜 빠진다"를 보장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지표 설명에서 하락참여율의 한계로 언급했던 점이 실제로 나타난 셈입니다.

그래서 혼합의 의미는 이렇게 정리하는 편이 정확해 보입니다. 혼합은 더 벌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판단이 틀렸을 때의 비용을 줄이는 장치입니다. 어느 쪽에 몰아넣든 그 판단이 앞으로도 맞으리라는 보장이 없고, 틀렸을 때 결과의 폭이 커집니다. 혼합하면 잘 맞혔을 때의 이익도 줄지만 틀렸을 때의 손실도 줄어듭니다. 수익 극대화 수단으로 접근하면 이 글의 데이터가 보여주듯 실망하게 되고, 판단 오류의 완충 장치로 접근하면 나름의 역할이 있습니다.

계좌 종류가 결론을 바꿉니다

한 가지 짚어둘 점이 있습니다. 위 계산은 세금과 거래비용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리밸런싱은 한쪽을 팔아 다른 쪽을 사는 행위입니다. 연금저축이나 개인형퇴직연금처럼 인출 시점까지 과세가 미뤄지는 계좌에서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일반 계좌에서는 매도 시점에 과세와 거래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과세 방식은 ETF가 국내주식형인지 해외·파생형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지므로 본인 계좌와 상품 유형에 맞춰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 계산한 이론적 리밸런싱 보너스가 연 0.1~0.2%p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이 조금만 붙어도 남는 것이 없습니다. 리밸런싱을 자주 할수록 유리하다는 통념은 최소한 이 조합에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 결과를 일반화하면 안 되는 이유

1) 페어가 두 개뿐이고 기간이 2년이 안 됩니다

같은 운용사·같은 기초지수 조건을 만족하는 페어는 많지 않고, 커버드콜형 상장이 최근이라 확인 가능한 구간도 1.6~1.8년입니다. 이 정도 표본으로 "커버드콜형이 유리하다"거나 "혼합은 무의미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2) 두 구간 모두 강한 상승장이었습니다

코스피200은 19개월간 4.3배, 미국 AI 밸류체인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커버드콜형이 상승장에서 순수형을 이겼다는 건 프리미엄이 그만큼 컸다는 뜻인데, 프리미엄 수준은 시장 변동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변동성이 가라앉아 프리미엄이 줄어드는 국면에서는 같은 계산이 다른 답을 낼 수 있습니다.

3) 종가 기준이라 순자산가치 괴리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배당픽은 시장 종가로 수익률을 계산합니다. ETF 시장가격은 순자산가치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으며, 할증·할인 폭이 기간에 따라 벌어지거나 좁혀집니다. 특히 위클리 재설정형처럼 유동성이 낮은 상품에서는 이 변동이 결과의 일부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2026년 7월 코스피200 페어의 역전이 대표적으로 확인이 필요한 사례입니다.

4) 사후 최적 비중은 미래에 쓸 수 없습니다

이 글의 비중별 표에서 가장 좋았던 지점은 결과를 다 보고 나서 찾은 값입니다. 같은 계산을 1년 뒤에 다시 하면 다른 비중이 나올 수 있고, 그 값을 지금 미리 알 방법은 없습니다. 비중별 표는 "이 비중으로 하면 된다"가 아니라 "비중을 바꿔도 두 값 사이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순수형과 커버드콜형을 섞는 근거로 흔히 드는 두 가지, 즉 변동성 손실 완화와 리밸런싱 보너스는 이번에 확인한 두 페어에서 기대만큼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변동성 손실 완화는 코스피200 페어에서는 의미 있게 작동했지만(차이의 약 39%) 미국 AI 페어에서는 거의 없었고(약 1.6%), 리밸런싱 보너스는 두 페어 모두 연 0.1~0.2%p로 비용을 감안하면 남는 것이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혼합이 두 상품을 모두 앞선 구간도 없었습니다.

동시에 이 결과가 "커버드콜형 하나만 들면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그건 결과를 다 보고 나서야 할 수 있는 말이고, 3편에서 확인했듯 같은 기초지수 안에서도 재설정 주기 같은 구조 차이에 따라 우열이 갈렸으며, 이번에도 코스피200 페어는 급락 구간에서 순서가 뒤집혔습니다.

커버드콜형을 볼 때는 분배율이라는 숫자 하나보다 순수형 대비 상승참여율과 하락참여율이 실제로 어떤 모양인지, 변동성이 정말 줄어들고 있는지를 함께 보는 편이 유용합니다. 두 상품의 종가 흐름과 분배금을 포함한 총수익률 추이는 배당픽(baedangetf.com)의 ETF 비교 기능과 상세페이지 수익률 차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 분석은 배당픽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분석에서 언급된 ETF 상품명은 데이터 설명을 위한 예시로 활용된 것으로, 특정 상품에 대한 매수 추천 또는 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최종 투자 판단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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